경제 발전도 붕괴도 인간 유전자가 원인
이처럼 큰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 책의 저자는 “자본주의는 이러한 가혹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어떤 종교나 이데올로기도 보여주지 못한 희망과 믿음을 우리 사회에 제공해 왔다”라고 말한다.
이런 인식을 출발점으로 그는 경제위기 발생의 원인을 자본주의 시스템이 아닌 인간의 본성에서 찾는다. 경제의 ‘붐과 붕괴’는 인류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생물학적 유전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른 동물에게서도 나타나는 ‘진화 엔진’을 내세워 이를 설명한다. 설명에 따르면 집단생활을 하는 모든 것은 △새로운 정보의 탐색 △수집한 정보들의 통합 △용도변경(오래 사용해 왔던 무엇인가를 새롭게 사용하는 방법)의 과정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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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변경의 과정에서 모든 동물에게선 ‘불안의 사이클’이 나타난다. 불안의 사이클 중에서 정상에 있을 때를 붐이라고 부른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붐을 타고 있을 때 인간은 새로운 투기, 새로운 주식, 새로운 투자 등 다른 사람들이 새롭게 손대는 모든 것에 덩달아 관심을 가진다. 반대로 불안의 사이클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되면 붕괴 현상이 유발되고 우리는 위험성, 대재앙만 마음속으로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우주의 탄생 이래 모든 생명체가 해온 팽창과 수축, 해체와 통합의 사이클을 예로 들어 붐과 붕괴를 거듭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설명한다. 생물학 역사학 경제학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자본주의를 설명한 저자의 시도는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지만 신선하고 흥미롭다. 국제원시심리학회를 설립한 저자는 미국심리학회, 인간행동과 진화학회, 국제인간생태학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감정’을 중심으로 자본주의를 설명한 저자는 이 밖에 서구 자본주의 발전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터무니없고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에 기초했다’는 점을 꼽는다. 꿈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이 반복해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달나라에 가고 싶다는 인간의 ‘환상’이 결국 달나라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확고하다. 자본주의는 인류의 탄생 때부터 지금껏 진화해왔고 앞으로도 진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동력은 현금도, 시장도, 정치도 아닌 ‘인간의 감정’이라고 역설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열망과 욕구를 서로 연결시켜주려고 노력해야만 사회와 경제가 발전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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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십 코드
리더십 키우는 다섯가지 원칙
데이브 얼리치, 놈 스몰우드, 케이트 스윗먼 지음·김영기 옮김
248쪽·1만4000원·나남
이 책은 △미래를 디자인하라 △일이 되게 만들어라 △구성원들을 몰입하게 하라 △다음 세대 인재를 육성하라 △개인역량을 높여라 등 5가지를 리더십 코드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로 제시한다. ‘미래를 디자인하라’는 리더의 전략적 측면을 나타내는 것이다. 가능성의 영역을 창조하고 그 영역을 구체적으로 그려내 다른 사람에게 제시해야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일이 되게 만들어라’는 실행가로서의 측면을 표현한 것.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 책임을 지는 방법, 내려야 할 중대 결단과 위임해야 할 일을 파악하는 법, 각 팀의 조화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법 등 리더의 역할을 소개한다. 최종적으로는 시스템을 구축해 누구라도 일을 시작하면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빠질 수 없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보이지 않는 주인
당신도 기업처럼 생각하는가
더글러스 러시코프 지음·오준호 옮김
400쪽·1만8000원·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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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지불한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상에서 가치를 창출한 비용으로 잡히는 지금의 경제 체제가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 그것이 ‘신화’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금융위기를 통해 증명됐다는 것. 미국의 사회평론가인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인간 중심 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와 다양한 화폐 시스템의 실험, 거대 기업의 일률적인 통제에 대한 저항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