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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장자연 편지, 전씨 자작극”

입력 | 2011-03-17 07:00:00

국과수 필적 감정 “편지 위작”
“전씨, 관계망상 의증 진료 경력”




‘장자연 편지’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필적 감정과 경찰의 종합조사 결과 장자연의 친필이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 논란을 전 모 씨(일명 왕첸첸)가 벌인 자작극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16일 오후 2시 경기지방경찰청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갑식 형사과장은 “국과수에 편지의 필적과 DNA 감정, 지문 감식을 의뢰한 결과, 망상장애가 있는 전 씨가 스크랩 내용을 바탕으로 위작한 것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 근거로 전 씨의 전력 및 심리 상태와 면회 접견부 조사, 우편물과 가족, 재소자들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1999년 12월부터 수감 중인 전 씨는 2006년 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관계망상 의증 등으로 진료를 받았다. 또 장자연은 전북 정읍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고 전씨는 초·중학교는 강진에서, 고등학교는 전남 광주에서 다니다 2학년 중퇴 이후 부산과 서울에서 지내는 등 생활권이 달랐다. 경찰은 장자연이 전 씨를 12회 정도 면회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2003년부터 현재까지 면회 접견부를 확인한 결과, 고인 또는 장설화라는 이름으로 면회한 사실은 없었다”며 “우편물 2400여 건 중에도 장자연 또는 장설화로 수발신된 우편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전 씨가 위작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작했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9년 6월 부산구치소 교도관이 작성한 접견 내용 기록에 전 씨가 “자연이 편지 온 거 사실 퍼온건데”라고 면회온 사람에게 얘기한 내용이 기재돼 있는 것과 전 씨가 평소 글 솜씨가 뛰어났고, 글씨체가 여러 개 있었다는 동료 재소자의 증언을 위작의 또 다른 근거로 들었다. 또 고인과 관련한 신문 스크랩, 지인과 교도관에게 장자연 관련 기사 검색을 요청한 사실 등을 근거로 전 씨가 언론에 공개된 자필 문건을 보고 필적을 연습해 편지를 작성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결국 경찰은 문건 자체가 조작된 이상 수사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재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전 씨에 대해서는 사자 명예훼손죄와 사문서 위조 등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토 중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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