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너덜 안내판 1년 방치-축 처진 현수막-다리 곳곳 페인트 낙서
1일 오후 한 시민이 대구 신천 둔치의 망가진 수달안내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신천 수성교 아래에 있는 이 안내판은 가로세로 2m 정도 크기로 신천에 사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보호하자고 시민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이다. 수달 사진을 비롯해 수달의 생태 등을 자세히 적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안내판이 찢어지고 사라지는 바람에 이 큰 안내판에서 알아 볼 수 있는 내용이라곤 ‘대구시민 여러분! 수달…, 구광역시장’뿐이다. 한 시민은 “지난해에는 ‘신천과 금호강에 살고 있는 수달을 보호합시다’라는 큰 글자도 있었고 수달을 알 수 있는 여러 내용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안내판 내용을 찢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렇게 방치하는 대구시도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 안내판에서 조금 떨어진 둔치 난간에는 ‘공공시설물을 부수거나 낙서 등으로 훼손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 받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오래전에 걸어둔 탓인지 축 처져 있다. 산책하던 시민들은 “법에 따라 처벌 받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꼭 이렇게 보기 흉하게 걸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신천 풍경을 훼손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올해는 ‘대구방문의 해’이고 세계육상대회도 열리는 만큼 이런 부분도 꼼꼼하게 살피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