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편<1>의사·간호사들 교대근무··· 같은 것 물어도 이해하고 응해야가장 먼저 할 일은 접수··· 전산화로 이름 올라야 의사 등 정해져
이진한 기자(이하 이) 응급실은 늘 복잡하고 의료진을 만나기도 힘들어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신상도 교수 모든 응급실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꼭 붐비는 응
급실이 있죠. 대표적인 곳이 서울의 빅5 병원, 지
방 국립대 15곳 정도입니다.
권용진 교수 그런 큰 병원에는 내가 죽을 것 같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안 가는 것이 좋습니다.
▽권〓환자는 선착순으로 진료 순서를 생각하지만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위험한 환자부터 돌보기 때문입니다. 위험도 순위에서 밀리면 괜히 가서 고생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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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기나 몸살 정도면 차라리 가까운 응급실을 이용하는 것이 낫겠군요.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되는 건가요.
▽권〓접수를 잘해야 합니다. 요즘 병원은 전산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컴퓨터에 환자 이름이 올라가야 담당 의사와 간호사가 정해지거든요.
▽이〓환자는 아파 죽겠는데 등록하라고 하면 짜증이 날 수 밖에 없겠군요.
▽권〓당연합니다. 환자를 먼저 침대에 눕히고 직원들이 찾아와서 접수를 해주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대부분 우리나라 병원은 서비스가 그런 수준까지 이르지 못했습니다. 병원은 아직도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말이지요. 점점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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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개 의대를 졸업한 인턴과 간호사들, 그리고 응급의학과 전공의로 구성돼 있습니다.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간호사를 먼저 만나죠. 이어 인턴이나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자세히 진찰을 합니다. 또 내과 정형외과 외과 등 각 과의 당직자들이 병동이나 응급실에서 있으면서 호출을 받습니다.
▽신〓병실과 응급실이 다른 것은 병실은 주치의가 정해져 있어 한 사람이 계속 보지만 응급실은 주치의가 ‘교대 근무’를 합니다. 간호사는 하루 3교대이고 의사들은 12시간 또는 24시간 간격으로 교대하죠. 그러다 보니 하루가 지나면 담당 의사나 간호사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대개 오전 7시, 오후 3시, 오후 10시가 교대 시간입니다.
▽권〓그래서 오해가 많이 생깁니다. 환자 입장에선 다른 의사가 찾아와서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등을 계속 물어보거든요. 교대한 의료진이 환자를 다시 확인하면서 차트에도 기록합니다만 환자는 고쳐주지도 않고 같은 것을 계속 물어본다고 느낍니다. 설명이 좀 있으면 좋은데 그러기엔 응급실이 너무 바쁘죠.
▽이〓그렇죠. 응급실에서는 정말 설명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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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자가 의사 말을 잘 듣는다고 해도 한 번 진료를 본 뒤 1시간이 지나도 치료를 하지 않고 무작정 기다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런 경우엔 어떻게 합니까.
▽신〓담당 간호사를 찾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담당 의사나 간호사는 환자의 상태를 계속 추적합니다. 이야기 안 해준다고 해서 그 환자를 모르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환자가 워낙 많이 밀리면 환자에게 정보를 줄 수 있는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는 담당 간호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울대병원의 경우 교대하는 간호사가 같은 색깔 가방을 메게 해 환자는 가방 색깔만 기억하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간호사 이름을 모르면 ‘빨간 가방을 멘 간호사 어디 계시나요?’라고 물으면 됩니다.
▽권〓그래도 응급실은 환자들에게 너무 힘든 곳입니다. 응급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려야만 시스템이 바뀔 수 있는데, 아주 장기적인 숙제죠.
응급실에서 환자들이 시스템을 알지 못해 속상해하거나 황당한 상황에 처할 수 있겠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에는 응급실 관련 비용, 불친절 등의 불편한 진실을 자세히 다룬다.
정리〓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