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복귀한 해외파 중 포스트시즌에 못 나가본 유일한 선수. LG 봉중근에게 팀 4강은 개인적으로도 뜻 깊고 그 어느 것보다 절실한 바람이다.
광고 로드중
“일본야구를 꼭 경험하고 싶다. 내 야구인생의 마지막 꿈이다.”
‘봉의사’ LG 봉중근(31)은 가슴 속에 일본프로야구 진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품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고 있는 봉중근은 “2013년이 끝나면 해외진출 자격이 생기는데 반드시 일본에 가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털어놨다.
그는 “미국야구는 마이너리그 밑바닥부터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했다. 만약 메이저리그에 갈 여건이 되더라도 다시 미국에 갈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미국야구, 한국야구, 일본야구를 모두 경험하는 것은 선수로서 굉장한 재산이 된다. 먼 훗날 LG 감독에 대한 꿈도 꾸고 있다. 다양한 야구를 경험하고 공부하면 좋지 않겠느냐. 그래서 일본에 가고 싶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고 로드중
지난해까지 4년을 뛰어 앞으로 3년을 더 활약해야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2014년 일본에서 뛴다면 35세가 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때는 제약이 있다.‘구단의 요청에 의해 총재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9시즌을 경과하면 완전한 FA 자격을 얻어 해외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지만, ‘7년 해외 FA’는 구단의 허락과 동시에 포스팅시스템(공개입찰제도)을 거쳐야한다.
봉중근을 원하는 해외 구단은 입찰 금액을 써내야하고, LG는 입찰 금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거부를 할 수도 있다.
일본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는 그는 당연히 이런 규약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2013년까지 LG에서 잘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에이스로서 팀의 숙원인 포스트시즌 진출, 나아가 더 좋은 성적을 이끌어야 “해외 진출을 허락해 달라”고 구단에 요청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광고 로드중
그동안 한국에서 뛰다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로 간 사례(이상훈 구대성)는 있었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미국에서 뛰다 일본 무대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봉중근은 ‘미국→한국→일본’으로 진출하는 한국야구의 첫 역사에 도전하는 셈이다.
목표 없는 삶은 희망이 없다고 했다. 목표가 분명하기에 다시 한번 스파이크 끈을 바짝 조이고 있는 봉중근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