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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일시적 지수 하락, 변동성 상승장세 전주곡일 듯

입력 | 2011-02-15 03:00:00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옵션만기일 이후 올해 1월 중순까지 하루 변동 폭이 1%를 넘는 날이 5일밖에 되지 않았다면, 1월 하순 이후에는 하루 변동 폭이 1%를 넘는 날이 6일을 넘어섰다. 1%라는 수치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 시각에서는 피부로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느끼기에 기준이 될 만한 변동 폭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의 코스피 움직임을 살펴보면 11월 옵션만기일의 급락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각에 따른 일시적인 하락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걸림돌 없이 꾸준히 상승했다. 순탄한 상승의 이면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확대된 유동성이 신흥국가의 주식투자 자금으로 대거 유입되었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 기간 우리나라 주식시장 상승 속도가 다른 신흥국을 압도하였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과 더불어 매수차익거래,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 등을 통한 주식시장의 매수세가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지수 하락은 급등에 따라 나타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코스피 수준이 사상 최고점을 넘어서면서 주식지수 선물의 베이시스(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는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매수차익거래의 청산이 발생했다. 외국인투자가의 이익실현 물량이 대거 나왔고, 랩어카운트를 통한 매수세도 점차 약화됐다. 주식시장의 수급 상황이 나빠지면서 코스피는 다시 2,000 안팎으로 하락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변동성 자체가 역사적 최저점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과거의 평균적인 수준보다는 여전히 낮고 투자심리가 불안해졌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다.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나타난 주가지수의 하락 국면 이후에는 원래 추세로 복귀하면서 주가지수의 상승폭을 확대했던 적이 많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신흥국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선진국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 내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규모는 벤치마크 수준보다 낮고, 한국 주식시장은 준(準)선진국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그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이익 수준에 대한 예상은 현재의 주가수준 이상을 설명할 수 있는 정도이다. 경기선행지수의 반등 시점이 다가오고 있고, 중국의 물가상승률도 정점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

올해 투자계획을 수립하면서 코스피의 조정을 기다렸던 투자자가 많다. 주식형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0 또는 1,900 정도에서 주식을 사겠다는 애초의 마음을 접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변동성 상승 장세는 이제 시작일 뿐이어서 심지를 굳히는 노력은 필요할 것 같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