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가 앞장선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발의에는 한나라당에서 친박계 의원 52명 외에 친이(친이명박)계 43명과 중립계 19명도 동참했다. 이들이 모두 법 개정안을 꼼꼼히 검토하고, 국리민복과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는 의문이다. 같은 날 이재오 특임장관은 ‘박근혜 파워’에 거부반응을 보이며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고민은 ‘차기(次期)’를 놓고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할지에 온통 쏠려 있는 듯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문제를 놓고는 충청권과 비(非)충청권, 친박계와 친이계가 서로 으르렁거린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치적 이해타산과 지역이기주의가 맞물려 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도 마찬가지다. 같은 영남권 내에서도 후보지로 밀양을 지지하는 대구-경북-울산-경남지역 의원과 부산 가덕도를 미는 부산지역 의원 간에 편이 갈려 있다. 한나라당은 사안과 각자의 이해(利害)에 따라 이편저편으로 찢기고 갈려 싸우는 이익집단이나 사업자단체 같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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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