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개 사이트 해킹… ‘4억 명품녀’ 정보도 퍼뜨려
학교나 기업, 경제단체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해킹해 개인정보 760여만 건을 빼낸 고교생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모 케이블TV에 출연해 ‘4억 원 명품녀 논란’을 일으킨 김모 씨(25)가 회원으로 가입한 각종 사이트에서 신상 정보를 샅샅이 훑어 인터넷에 공개(일명 신상털이)한 장본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경찰청은 8일 인터넷 서버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대구 모 고교 김모 군(17)과 포항 모 고교 최모 군(16)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 해킹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국 37개 학교를 비롯해 5개 언론 및 단체, 17개 기업 등 104개 사이트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다. 이들은 또 지난해 10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거액의 추징금 가운데 300만 원만 납부하자 전 전 대통령의 모교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EBS 인터넷 수능방송 중 언어영역 강사인 장모 씨(39)가 “군대는 죽이는 거 배워 오는 곳”이라며 군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장이 일자 장 씨가 근무하는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장 씨를 비난하는 글을 게재하고 이 학교 학생 200여 명의 사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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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해킹 능력을 과시하거나 문자메시지 무료 사용, 사이버머니 충전 등의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