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선보였던 공모주들이 대부분 코스닥 상장 종목이었다면 이달 초에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위아’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어 청약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청약 열기 속에 상장한 새내기주 가운데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는 종목이 많은 만큼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꼼꼼히 따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1000 대 1 경쟁률 넘는 열기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지분 20%를 확보하며 이름을 알린 블루콤은 2조 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현재 윤 고문은 블루콤의 상장심사 청구 전에 지분을 전량 매각한 상태. 가격비교 사이트로 유명한 ‘다나와’와 산업용 가열로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제이엔케이’, LG디스플레이를 주 고객으로 둔 반도체 부품 관련 기업 ‘엘비세미콘’도 청약증거금 1조 원을 넘겼다.
공모주 인기가 치솟으면서 청약 경쟁률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무선통신솔루션사업체인 씨그널정보통신은 8482억 원을 끌어모으며 경쟁률 1119 대 1을 기록했고 자동차 부품 및 소재 전문기업인 티피씨도 141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넘치는 상황에서 증시 상승세를 타고 새내기주들이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자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공모주 청약에 나선 결과다. 신석호 신한금융투자 ECM부 과장은 “과거엔 공모주 투자를 하던 사람만 청약에 나섰지만 최근엔 새로 공모시장을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 투자가 단기 고수익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청약에 실패하면 지급되는 환불금으로 곧바로 다른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손해볼 수도
현대위아는 현대·기아차의 매출 비중이 80%가 넘어 이들 업체의 실적이 회사 실적으로 바로 연결된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까지 현대위아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한 곳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12배를 적용한 목표주가는 공모가보다 31% 높은 8만5000원이다.
하지만 과거 청약 열기를 업고 상장된 종목 가운데 주가가 반 토막 났던 사례가 많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상장 초기 시장 반응이 좋을 때 대량으로 물량을 쏟아내 매물이 소화되고 나면 거래량이 줄어들고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상장한 새내기주들도 상장 이후 평균 주가수익률이 상장 첫날 20.1%를 보인 뒤 2주 후 16.0%, 4주 후 11.3%로 낮아졌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