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동아일보 등 4개 신문 10년 분석
신문기사를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신문 어휘를 통해 본 한국사회의 추이 분석’으로, 민족문화연구원이 2008년부터 추진해온 ‘물결 21’ 사업의 첫 번째 연구 성과다. 2000∼2009년 동아 조선 중앙일보와 한겨레신문의 모든 신문기사에서 단어를 추출해 그 빈도와 용례, 사회적 의미를 분석했다. 추출된 단어는 어절(語節·띄어쓰기의 단위) 기준으로 약 4억 개에 달한다.
‘키워드와 관련어 기반의 사회문제 분석’에서는 사회문제 관련 단어 중 빈도가 높으면서 연도별 변화 폭이 큰 단어로 양극화, 가난, 빈곤, 소외, 자살이 꼽혔다. 양극화는 2000년 100만 단어당 약 16.2회에서 2006년 약 157.9회로 증가했다. 그러나 2007년 약 70.7회, 2008년 약 36.5회로 점점 줄어들었다. 빈곤의 경우 2000년 100만 단어당 21.9회 등장하다 2004년 114.1회로 크게 늘었고 2009년에는 57.5회로 줄어들었다.
연구는 각 단어 관련어의 변화 양상도 살폈다. 예를 들어 ‘자살’에 관한 단어 중 요인에 해당하는 단어를 추출하면 빚, 실패, 스트레스, 비관, 우울증 등이 나온다. 우울증은 가장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오지만 빚은 2004년 이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스트레스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자살의 주요인이 경제적인 것에서 정신적인 것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치 관련 키워드를 통해 본 정치적 관심사의 변화’에서는 ‘정치’라는 단어의 등장 횟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에는 100만 단어당 900회 이상 등장했지만 2009년에는 100만 단어당 600∼700회로 줄어들었다. 정치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등장 횟수가 증가한 단어는 진보, 보수, 중도, 실용주의, 선진화였고 감소한 단어는 개혁, 부정부패, 지역주의, 시민운동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엔 ‘지난 10년 신문으로 본 일상생활 방식의 변화’, ‘건강, 질병, 의료의 관념 변화와 트렌드 분석’도 포함됐다. 민족문화연구원은 2000년대 이전과 이후의 신문기사도 조사하고 분석 방식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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