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를 이용한 ‘초경량 노트북’ 시장에서 올해 처음 맞붙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촉발된 전자기기 경량화 추세가 PC 시장에도 불어 닥친 것이다.
삼성전자는 PC 제조업체 등 주로 기업 고객에게만 공급하던 SSD를 이달 국내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판매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조립 PC를 살 때 수입 SSD를 고를 수밖에 없었던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도 쓸 수 있게 됐다. 또 삼성은 애플의 ‘맥북 에어’에 맞서 자사(自社)의 SSD를 노트북에 처음 적용한 ‘노트 PC 9시리즈’를 올 2월 시장에 내놓는다.
SSD는 플래시 메모리로 만든 저장장치로, 기존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에 쓰이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보다 훨씬 작고 가벼우면서도 처리속도는 더 빠르다. 그러나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이 높아 삼성은 2006년 세계 최초로 SSD 상용화에 성공하고도 기업 시장에만 이를 공급해 왔다. 지난해에야 삼성은 미국에서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SSD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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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S-아이폰4’ ‘갤럭시탭-아이패드’로 삼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애플이 지난해 10월 SSD를 넣은 신형 맥북 에어를 내놓은 것도 삼성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맥북 에어는 SSD를 달아 무게가 1.32kg이고 두께도 가장 두꺼운 부분이 17mm, 얇은 부분은 3mm에 불과하다. 특히 SSD로 줄인 공간에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들여놔 외부 전원 없이도 5∼7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이 이달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1’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 노트 PC 9시리즈는 13인치 화면으로 128GB SSD를 달아 무게가 1.31kg에 그친다. 두께는 가장 두꺼운 부분이 16.3mm, 얇은 곳은 15.9mm다. 특히 삼성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아 항공기 동체에도 쓰이는 특수소재인 두랄루민을 9시리즈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전원이 항상 켜져 있어 즉시 사용이 가능한 태블릿PC의 특성을 고려해 초기 부팅 시간도 10초대로 줄였다. 슬립모드에선 3초 만에 작업할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업무용 PC로서 태블릿PC와 구분되는 노트북 나름의 영역이 있겠지만 경량화나 즉시성에선 두 PC의 경계선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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