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예금보험기금 공동사용 관철”… 은행권 “영국식으로 권역별 독립 인정을”
예금보험기금 내 공동계정을 신설하는 문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은행권 사이에 팽팽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동계정 신설을 주장하지만 은행권은 신설 불가 혹은 한시적 신설로 맞서고 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제2금융권에서는 공동계정에 어느 정도 호의적인 입장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은행권은 유보적”이라며 “계속적인 설득 과정을 거쳐 정부안을 관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계정이란 저축은행의 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 내 6개 금융권역별로 나뉘어 있는 기금을 모아 별도 계정을 만드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중 은행장들은 10일 은행연합회 이사회를 열고 공동계정 설치에 대해 반대 의견을 재확인했다. 은행장들은 “정부안은 은행과 보험권의 돈으로 저축은행을 지원하기 때문에 예금자보호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부실이 전체 금융권 부실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시적 공동계정 신설 등에는 동의했다.
광고 로드중
정 국장은 “일시적으로 공동계정을 도입하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공동계정 도입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현재 정부안과 같은 사전 적립방식의 공동계정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