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反푸틴 前재벌 6년 추가 복역 연일 맹비난
이에 따라 2003년부터 탈세 등의 혐의로 8년형을 선고받고 7년째 수감생활을 해온 호도르콥스키 씨와 측근 플라톤 레베데프 씨는 앞으로 6년을 더 복역하고 2017년에 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이들이 6년 뒤 풀려날 수 있게 된 것은 기존 복역 기간을 새 형량에 포함시켰기 때문. 재판부는 선고에서 “사건의 실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형 집행을 위해 피고를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자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는 독립적인 사법체계 발전 없이는 현대화된 경제시스템을 육성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는 규칙과 법에 의해 지배되는 조직”이라며 이번 판결이 러시아의 WTO 가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사했다. WTO 가입은 러시아의 숙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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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는 러시아 경고를 무릅쓰고 이처럼 강력히 대응하고 나선 실제 목적은 이번 판결의 배후로 지목되는 푸틴 총리와 지지 세력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라는 게 유럽 언론의 해석이다. 2012년 대선 도전에 나서려는 푸틴 총리의 대외적 입지를 축소함으로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 WTO 가입 문제까지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사실은 러시아 정·재계를 향해 ‘알아서 판단하라’는 무언의 경고라는 얘기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