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13-108연장혈투 승리동부는 삼성 잡고 연패 탈출
서울 상명초등학교와 용산중, 용산고 2년 선후배 사이인 두 감독은 국내 농구계에선 소문난 ‘절친’이다. 허 감독도 “감독이 되기 전까지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젠 정말 명감독이 됐다”며 전 감독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만 하다. 지난 시즌까지 이들 선후배 감독의 대결은 치열했고 허 감독이 승부에서 앞섰다. 전 감독은 동부 사령탑이었던 2008∼2009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KCC에 2승 3패로 진 데 이어 KT 사령탑을 맡은 지난 시즌 팀을 2위로 이끌었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KCC에 1승 3패로 져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KT도 이 경기를 앞두고 전자랜드에 1게임 차 뒤진 채 동부와 공동 2위라 선두권 싸움에서 탈락하지 않으려면 이 경기 승리가 필요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벤치 풍경부터 살벌했다. 애매한 심판 판정에 대해 두 감독 모두 거칠게 항의했다. 경기도 접전이었다. 양 팀은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을 벌였다. 결국 연장 1차전까지 간 승부는 KT의 113-108 승리로 끝났다.
KT는 4쿼터 13초를 남기고 KCC 제럴드 메릴에게 3점슛을 얻어맞아 100-100 동점으로 연장에 갔지만 연장에서 8점을 몰아넣은 박상오의 활약으로 경기를 승리로 끝냈다. 박상오는 29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동부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1쿼터 김봉수, 윤호영, 박지현이 3점슛 4개를 합작하며 23-13으로 앞선 뒤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켜 86-84로 이기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동부는 로드 벤슨이 25점을 몰아넣었고 황진원이 7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삼성은 리바운드에서 31-24로 앞서고도 3점슛 성공률이 20개 중 5개로 25%밖에 되지 않는 등 외곽 슛이 부진해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삼성은 올 시즌 최다인 4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