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세탁” vs “기회 평등”
찢어진 한국외국어대 대자보.
학교가 준비 중인 ‘캠퍼스 간 전과제도 시행령’은 각 캠퍼스 내에서만 가능했던 전과제도를 캠퍼스 간에도 허용한다는 것.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서울로 복수전공을 신청한 용인캠퍼스 학생들 때문에 수강신청은 물론이고 수업을 제대로 듣기도 어렵다”며 “학교가 강의실이나 교수 등을 확충하지 않은 채 양쪽 캠퍼스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학교 측은 “두 캠퍼스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과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며 “늘어나는 인원에 맞춰 적절하게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자보가 일주일 만인 이달 1일 찢긴 채로 발견되면서 두 캠퍼스 소속 학생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용인캠퍼스 학생이 대자보를 훼손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또 용인캠퍼스 학생이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인 ‘훕스라이프’를 해킹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최근 서울캠퍼스 소속 인증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훕스라이프2’가 개설됐다. 서울캠퍼스 학생회 측은 “전과 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행령 개정 과정에 있어 학교가 학내 의견 수렴 등 모든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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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간 학과가 통폐합된 중앙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지난해부터 유사 학과들을 통폐합해 온 중앙대는 서울캠퍼스와 안성캠퍼스를 합쳐 77개였던 학과를 44개로 줄였다. 서울캠퍼스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과를 합친다”며 “안성캠퍼스에서는 서울캠퍼스로 가고 싶다고 일부러 졸업을 미루는 사람도 있고 축배를 드는 분위기라는데 서울캠퍼스는 울상”이라고 전했다. 학교 측은 “2011학년도 신입생부터 학과를 통폐합해 선발하되 재학생들은 해당 캠퍼스 전공으로 졸업하게 된다”며 “학과를 통폐합하더라도 안성캠퍼스 학생이 서울로 와서 공부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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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3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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