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개혁법안을 통과시켰고 금융개혁법안은 물론이고 세금 감면과 관련한 초당적인 타협을 이뤄내는 등 나름대로 성과도 거뒀다. 워싱턴포스트는 “너무 누더기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좋은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 명성과 정치력을 활용해 외교수장으로서 효과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55개국을 여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고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아시아 지역을 많이 방문했다”며 “2008년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에게 각인돼 왔던 거친 이미지도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인물은 존 베이너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다음 달 초 새 의회 개원과 함께 미국의 52대 하원의장에 취임하게 된 베이너 원내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은 미국 정가 최고의 관심사가 됐다.
반면 ‘최악의 해’를 보낸 인물로는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에 선출됐던 마이클 스틸 의장이 꼽혔다. 2008년 RNC 의장에 당선된 스틸 의장이 잦은 말실수 등으로 구설에 올랐고 연임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의 지위를 넘겨주게 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올해 패배자 중 한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내년 초 소수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하원원내대표로 복귀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도모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