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로 상경 동아스포츠대상 탄 선배에 꽃다발 전달
훈훈한 우정이 빛났다. 한화 류현진(왼쪽)이 2010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로 뽑힌 롯데 이대호에게 직접 준비해 온 축하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의리남 혹은 대인배. 앞으로 한화 류현진(23)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줘도 좋을 듯하다. 절친한 선배 이대호(28·롯데)를 축하해주기 위해 한나절 만에 대전과 서울을 오가는 우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13일 2010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각 종목 최고의 선수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상이라 수상자도 이대호 뿐. 하지만 류현진은 이대호와 나란히 시상식에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자신이 아닌 이대호의 수상을 예감하고 있었음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서울행 KTX에 오른 것이다. 뿐만 아니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내내 류현진의 발치에는 커다란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이대호가 상을 받을 때 축하 인사를 건네기 위해 직접 사서 들고 온 선물이다.
올해 명불허전의 활약을 펼친 류현진은 당연히 이대호와 함께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랐다. 8개 구단 선수 투표에서도 이대호 못지않게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올해는 타격 7관왕의 장벽이 워낙 높았다. 스스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대호가 상을 받을 때 건넬 꽃다발까지 준비하면서 ‘축하 사절’을 자처한 것이다. 류현진의 의연한 자세에 박수가 쏟아진 것은 물론.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