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웃고… LG SK는 긴장모드로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주요 경영 성과로 꼽을 만한 사업들이다. 짧게는 10여 년 전부터, 길게는 선대 회장부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 오던 숙원사업들이 정부의 친대기업 정책 등 우호적으로 바뀐 경영 환경에 힘입어 올해 결실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대기업들이 추진 중인 사업 중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사업도 적지 않다. 올해 대기업들의 주요 사업 추진 성과를 분석해봤다.
○ 삼성 현대 롯데, 큰 성과 이뤄
현대차그룹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못다 이룬 꿈인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1월 완공한 데 이어 정몽구 회장의 꿈인 글로벌 생산 체제 완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17일 브라질 상파울루 주에 연산 15만 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 착공식을 열 예정이다. 브라질 공장이 완성되면 남미에도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 정몽구 회장이 구상했던 글로벌 생산 체제 구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든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현대건설 인수는 상황 변화의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일단은 패배로 끝났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11일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한 최종 건축 허가를 받았다. 1998년 사업을 추진한 지 12년 만에 건설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 SK LG 포스코, 희비 교차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진출했다가 여러 차례 쓴맛을 본 중국 사업 성공이 숙원이다. SK는 중국에 흩어져 있던 각 사업 분야의 영업과 조직을 통합한 ‘SK차이나’를 7월 1일에 정식 출범시켰다. SK차이나의 지상 과제는 내수 기업인 SK그룹이 오래전부터 꿈꿔온 해외 시장 개척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것. 최태원 회장은 9월 이사회를 중국 상하이에서 열었을 정도로 SK차이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SK차이나의 앞날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SK의 주력 분야인 텔레콤과 에너지는 규제가 많아 중국 현지에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LG의 경우 LG화학을 통해 10년 이상 과감히 투자한 2차 전지 시장에서 드디어 결실을 봤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양산에 성공해 미국 미시간 주에 직접 공장을 세우고, 세계 유수 자동차기업과 잇달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실적이 부진해 LG그룹은 희비가 교차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