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상이 꼭 그렇지는 않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와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는 우승 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17일 광저우 아시아경기 수영 여자 평영 200m에서 12년 만에 한국에 여자 수영 금메달을 안긴 정다래는 전광판을 확인한 직후 엉엉 울었다. 인터뷰에서도 기자들의 귀에 들린 음성의 절반은 울음소리였다.
새로운 수영 스타 탄생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예상 밖의 금메달, 귀여운 외모 그리고 쉽게 바뀌지 않을 아이 같은 모습까지…. 정다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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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유망주를 발굴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온 결과다. 여자 접영의 최혜라, 남자 평영의 최규웅과 접영의 장규철, 대표팀 막내 김가을 등도 한국 수영의 역사를 장식할 후보들이다.
식상한 말일지 모르나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박태환은 18일 자유형 1500m에 이어 곧바로 혼계영 400m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20분 전 1500m를 마친 박태환보다 자유형 100m를 빨리 헤엄칠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게 한국 수영의 현주소다. 정다래도 금메달을 땄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 한국 기록은 물론이고 자신의 최고 기록에도 못 미쳤다.
출산의 고통은 아기의 울음소리와 함께 기쁨으로 승화된다. 또 다른 수영 스타, 새로운 발전을 알리는 울음소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더욱 치밀하게 머리를 맞댈 때다.―광저우에서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