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생들 모집 실태와 선택요령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입학사정관전형과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자기소개서나 특이한 활동 경력으로 쓰기 위한 캠프가 인기다. 사진은 지난해 겨울방학에 진행된 해병대리더십캠프(왼쪽)와 과학실험캠프.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외활동이 아무리 다양해도 교내활동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사진 제공 한국청소년캠프협회
○ ‘자기주도학습’ 대비 캠프 급증
특목고와 대학 입시 등에서 ‘자기주도학습’이 핵심이 되면서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기르고 리더십과 자신감 향상 등을 목표로 하는 캠프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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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을 대상으로 2주간 진행하는 이 캠프의 참가비는 170만 원. 한 학부모는 “자기주도학습 캠프라고 해도 선행학습을 하는 건 학원과 마찬가지”라면서도 “여름방학 때 주변 엄마들이 많이 보내기에 이번에는 우리 아이도 신청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인성과 리더십을 길러준다는 또 다른 캠프도 마찬가지다. 5박 6일간 발표력 강화, 성격변화, 불안감 극복 훈련, 예절교육 등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53만 원. 이 캠프는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수련활동 인증서를 발급한다는 이유로 지난 여름방학 때도 3차에 걸쳐 진행할 정도로 인기였다. 아이를 참가시켰던 한 학부모는 “프로그램의 좋고 나쁨을 떠나 학교생활기록부에도 반영된다고 하고, 나중에 입시에서 면접 볼 때 도움이 될까 해서 보냈다”고 했다.
○ “방학 때 아니면 언제 특이한 스펙 쌓나”
입학사정관전형을 대비해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기록하거나 자기소개서에 적을 만한 ‘스펙’을 쌓기 위한 캠프도 많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박모 씨(35·여)는 “입학사정관전형에 성공하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한 다양한 활동이 차곡차곡 누적돼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며 “평소 학교만 다니면서는 특이한 스펙을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방학 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캠프는 주로 체험활동 위주로 국토순례, 해병대 체험, 자전거 체험여행, 봉사, 주니어CEO캠프, 과학실험 등 다양하다. 여름방학에 중학교 3학년 딸을 국토순례에 보냈던 한 학부모는 “처음 해보는 거라 아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했지만 이런 활동이 아니면 자기소개서에 ‘힘들었던 경험’이나 ‘위기 극복 사례’ 등으로 쓸 만한 극적인 경험이 거의 없지 않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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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설 학원들이 ‘진학캠프’라는 이름으로 단기간 내 자기소개서, 면접, 논술 특강 등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 학원이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할 ‘SKY 진학캠프’는 2박 3일간 변화하는 입시제도 특강, SKY 입시전형 특강, 자기소개서·학업계획서·논술 특강, 면접 스킬, 모의 입학 면접 등을 실시한다. 비용은 63만 원. 학원 측은 “단기간에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맞춤형 진학 캠프”라고 설명했다.
○ 교외활동 많아도 교내활동이 먼저
교육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캠프가 입학사정관·자기주도학습 전형 대비라는 명목으로 일반 사설학원과 다를 바 없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비용에 비해 부실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기르거나 진로·진학 캠프라고 해도 결국 선행학습을 하거나 면접, 논술, 자기소개서 작성 기술을 가르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목고와 대학들이 입시에서 사교육과 연관된 캠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재진 진학사 입시분석 선임연구원은 “대학이나 지자체, 교육청 등에서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면 캠프에 과도한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며 “대학 쪽에서는 사교육과 연관된 활동은 인정을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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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또 “자기소개서에 특이한 활동 사항을 기록하려고 캠프에 많이 참가해도 충실한 교내활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재진 진학사 연구원은 “자기소개서 중 ‘학과에 가기 위한 노력’ 항목에 교외 활동을 수없이 적는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충실한 학교생활을 보장할 만한 내신과 교내 수상실적이 먼저다”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