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출발한 ‘지식 나눔’ 133명 뭉쳤다
정재승 KAIST 교수(왼쪽에서 네 번째)와 김승환 포스텍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달 30일 오후 울산 울주도서관에서 과학자들의 지식 기부 행사인 ‘10월의 하늘’ 강연을 마치고 어린이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전국 29개 도서관에서 69명의 과학기술자가 강연을 기부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 제공 10월의 하늘 진행기부자 박혜림 씨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울산 울주도서관, 경기 남양주시 진건도서관, 경남 하동군 하동도서관 등 전국 29개 도서관에는 트위터를 통해 ‘지식 기부’를 약속한 133명이 찾아왔다.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니고 강의료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단지 트위터에서 성사된 재능 기부 행사 ‘10월의 하늘’에 참여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참가자 중 69명은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강연 기부자’며 64명은 행사 지원을 신청한 ‘진행 기부자’다. 이들은 두 시간 넘게 강연과 진행을 이끌며 행사에 참석한 초중고교 학생들과 함께했다. 도서관별로 50∼100명씩, 전국적으로 약 2200명의 청소년이 참석했다.
10월의 하늘 모임은 정재승 KAIST 교수(38)가 9월 4일 트위터에 “과학 강연을 듣기 어려운 지역 청소년에게 강연 기부를 해주실 분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10월의 하늘이란 명칭은 탄광촌 소년이 주위의 냉대와 시련을 극복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로켓 과학자가 되는 꿈을 이룬 영화 ‘옥토버 스카이(October Sky)’에서 따왔다. 강연 지역이 인구 20만 명 이하의 중소도시가 많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정 교수의 메시지는 트위터의 ‘리트윗(RT)’과 ‘#10월의하늘_’ 해시태그 기능을 통해 확산됐다. 강연, 진행, 책 등의 기부 신청이 이어졌고 마침내 10월 30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전국에서 과학지식을 기부하는 행사가 성사됐다. 기부된 과학 서적도 모두 2100권에 이른다.
정 교수는 “앞으로는 매년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50개 정도의 도서관에서 100명의 과학자가 강연을 기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 기부자로 참가한 사회공헌 컨설턴트 김기룡 플랜엠 대표는 “강연을 들은 청소년 중에서 2010년 10월 30일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kyout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