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성복 매장에 '소녀시대' 출현, 점검반 즉시 출동요망…." 소녀시대 공연을 막기 이해 백화점에서 단속반이 떴다?
인기 아이돌 걸그룹 소녀시대 얘기가 아니다. '소녀시대'는 백화점에 입점한 의류 매장에 판촉용으로 전시한 마네킹 숫자가 규정보다 늘어날 때를 지칭하는 백화점 업계의 은어다.
가을 세일이 막바지에 접어든 요즘 백화점 의류 매장들이 고객의 눈길을 가능한 많이, 오래 붙잡아 매출로 연결시키기 위해 너도나도 전시용 마네킹 숫자를 늘리고 나서면서 백화점 의류매장 복도는 몸살을 앓고 있다. 통상적으로 의류 매장 1개당 적정 마네킹은 3~5개선. 하지만 가을 세일 대목을 놓칠 수 없는 의류 매장들이 마네킹 수를 야금야금 늘려나가 6개를 넘기는 곳이 많아지면서 백화점측이 점검반을 꾸려 제지에 나선 것.
백화점 의류매장 암행 점검반의 임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의류 매장 내에 진열된 옷 사이에 수시로 주먹을 넣었다 뺏다 하며 태권도 동작을 연상케 하는 '주먹 내지르기'를 할 때도 있다. 여름철 매출이 부진했던 가을 의류에 더해 간절기 의류, 겨울 신상품 등이 동시에 입고된 올해 가을 세일기간에는 전시할 옷이 크게 늘면서 전시대에 옷이 너무 빽빽하게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
암행 점검반은 진열대에 걸린 옷과 옷 사이 간격이 주먹 하나 이상의 공간을 유지해 쇼핑에 불편이 없도록 확인하려고 주먹 내지르기 동작을 반복한다. 현대 백화점 관계자는 "각 점포가 판매 의욕이 앞서 너무 많은 물건을 전시하면 쇼핑하러 온 고객들이 지쳐 구매욕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수시로 암행점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