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은 세계인들에게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분명히 알게 하는 공적을 세웠습니다. 수상자 개인의 영예를 넘어 국가의 명예이기도 한 노벨 평화상을 중국은 거부했습니다. 중국이 눈부신 경제성장 덕분에 덩치는 커졌지만 민주화와 인권 분야에서는 노벨 평화상 하나 감당 못하는 후진국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중국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하는 의미를 담아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인 13억 중국인들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 자유 인권을 향유할 수 있다면 세계 평화는 크게 진전될 것입니다.
류샤오보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1975년 옛 소련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비견됩니다. 독재 권력에 맞선 사하로프의 외로운 투쟁은 노벨 평화상을 받으면서 옛 소련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한 도도한 물결을 이끌어냈습니다. 중국이 머지않아 국민소득 5000¤1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게 되면 인간다운 삶과 지도자에 대한 선택의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당장 노벨 평화상의 의미를 수용해 비판 세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지 모릅니다. 복역 중인 류샤오보를 석방해 평화상을 받으러 가도록 허용할 가능성도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 해도 중국은 "도덕적인 결정이야말로 현대 세계에서 가장 실용적인 정치적 선택"이라는 사하로프의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이 노벨위원회의 도덕적 결정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