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지못한 월가의 탐욕… ‘위기재발’ 불안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꼭 2년이 됐다. 위기 발생 직후 시장의 자금 거래가 완전히 중단됐던 극심한 위기감은 진정됐지만 여파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주택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들은 새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회복하는 듯했던 미국 경제에 ‘더블딥’(경기가 짧은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에서 고삐 풀린 금융회사들의 탐욕과 허술한 금융감독 체계의 위험에 대한 교훈을 얻었지만 또 다른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 끝나지 않은 금융위기 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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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월가 금융회사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기고 이익을 내면서 건전성을 회복했다”며 “하지만 이는 정부가 민간부문의 빚과 부실을 떠안았기 때문이지 진정한 위기 극복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 교훈은 얻었지만 재발 방지는 어려워
켄 골드스틴 미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의 발생 원인은 금융회사들의 자본이 충분치 않았고 감독당국이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두 가지 모두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개혁법을 도입했지만 규제를 백화점 식으로 나열해 시장개입 강도만 높였을 뿐 금융회사의 자본 건전성 같은 핵심 이슈를 확실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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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블딥’ 걱정하는 미국 경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 ―6.8%까지 떨어졌던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 4분기 5.0%까지 높아졌다가 올해 2분기에는 다시 1.6%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더블딥’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훨씬 밑도는 2%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저조한 성장률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가 급등, 가계 소비침체 우려가 높아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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