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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2, 3차장-기조실장 전격 교체

입력 | 2010-09-07 03:00:00

원세훈 원장 친정체제 구축… 집권 후반 국정 뒷받침할듯




국가정보원 차관급 고위직인 2차장과 3차장, 기획조정실장이 6일 전격 교체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정원 2차장에 민병환 국장(53), 3차장에 김남수 국장(53)을 각각 승진 발탁했다. 또 기획조정실장에 목영만 행정안전부 차관보(51)를 내정했다.

국정원장을 제외한 ‘빅4’ 가운데 김숙 1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모두 바뀐 것이다. 최근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와 외교장관의 사퇴 등 ‘인사파동’으로 정국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정보 당국 최고위직에 대한 인사가 이뤄진 것은 시기적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정원 예산과 조직, 인사를 담당해 온 김주성 기조실장의 교체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코오롱 부회장과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지낸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SD라인’ 또는 ‘형님라인’으로 분류돼 왔다.

반면 대전 출신의 목 내정자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시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현 정부 들어 행안부로 자리를 옮겨 지방행정국장과 기조실장을 거치며 당시 행안부 장관으로 있던 원세훈 국정원장과 호흡을 맞춘 이른바 ‘S(서울시)라인’이다. 2003년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원 원장의 천거로 기조실장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원 원장의 최측근으로 국정원의 살림을 총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선 원 원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확고히 구축하고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 2차장 내정자는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국정원에서 주로 국내 정보를 담당했으며 인천지부장, 경기지부장 등을 거쳤다. 고 민관식 전 국회부의장의 3남이다. 또 김 3차장 내정자는 강원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36기)를 나와 정보·보안 분야에서 주로 일했으며 현 정부 들어 2년 가까이 대통령실 국가위기상황팀장을 지내기도 했다.

국정원 안팎에선 전임 김 기조실장(63)과 박성도 2차장(63), 최종흡 3차장(62)이 모두 60대였다는 점에서 국정원 고위직들이 50대 초반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해외·북한 정보 담당인 김숙 1차장이 유임된 것과 관련해 김 차장이 남북관계와 관련한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