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대중 체력단련장 될 것"…업체는 "문제 없다"
재계 유력인사를 비롯한 국내 최상류층 인사들이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의 한 특급 호텔 피트니스클럽이 회원권을 추가로 분양하려 하자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안 그래도 운동기구와 편의시설 부족으로 비싼 돈을 내고 이용하는 회원들이 불편을 겪는 마당에 회원을 더 늘리면 동네 일반 헬스장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은 개인용이 9000만원, 2인 가족용이 1억6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별도로 내는 연회비만도 300만~500만원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24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3층에 있는 코스모폴리탄 피트니스 클럽 회원들에 따르면 운영업체인 파르나스호텔㈜은 이달 초 회원을 추가모집한다고 신문 등을 통해 공고했다.
회원권 가격이나 회원에게 제공하는 각종 특전만 따지면 국내 최고의 피트니스 클럽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동ㆍ편의시설은 동네 헬스장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는 게 회원들의 전언이다.
우선 운동기구가 60여개 뿐인데다 화장실에 소변기가 4개, 대변기가 3개밖에 없어 1000여명의 회원이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하기는커녕 아침마다 발가벗은 채 화장실 앞에 줄을 서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영업체 측은 심지어 화장실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신문을 가지고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의 게시물까지 붙여 자존심을 긁었다고 회원들은 전했다.
2002년부터 이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했다는 운영위원 이모(52) 씨는 "운영위원회와 아무런 협의 없이 추가모집 공고를 냈다. 시설을 확충할 공간도 없어서 1000명 모집에 따른 어마어마한 입회금이 재투자에 사용되지 않을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고품격 회원이 모여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운영업체의 공언을 믿고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친목을 도모하고 네트워크를 구성했다"며 "회원이 더 늘면 대중 사우나나 체력단련장과 별다를 것 없는 상태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운영업체 측은 "추가모집을 해도 회원 한 명당 점유면적이 다른 특급호텔 피트니스 클럽에 비해 넓고 구청 허가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