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팔고 자체 e북으로 활로 모색
책으로 가득 찼던 서가에 책이 사라졌다. 그 위로 천장에서 매달아 내린 ‘어린이 교육용 장난감 & 게임’이라고 쓰인 알림판이 대롱거린다. 뉴욕 맨해튼 유니언광장에 위치한 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의 한 매장 풍경이다. 최근 전자책(e북) 바람이 불면서 위기를 맞은 반스앤드노블이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미국출판협회(AAP)에 따르면 미국 내 e북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1∼5월 전체 도서시장의 2.9%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8.5%로 성장했다. 지난 10년여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인터넷서점과의 경쟁에 더해 최근 아마존의 킨들, 애플의 아이패드 같은 e북의 공세로 반스앤드노블의 수익은 하락했고 매장을 찾는 발길도 뜸해졌다. 1990년대 미 출판업계를 호령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반스앤드노블은 결국 지난주 회사를 시장에 내놨다.
비록 회사는 팔려고 내놨지만 반스앤드노블은 손놓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 중 하나가 책 이외의 물품으로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이었다. 또한 e북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체 e북인 ‘누크(the Nook)’의 마케팅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9월부터 미 전역 700개 반스앤드노블 매장에는 92m²(약 28평) 규모의 누크 홍보 및 판매 공간이 문을 연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