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현지 시간) 뉴욕 첼시 거리의 한 은행에 노란색 국화, 오렌지색과 붉은색의 데이지, 글라디올러스 등이 풍성하게 담긴 큼직한 꽃다발을 든 30대 흑인 남자가 들어섰다. 출납 창구의 한 은행 직원에게 다가간 그는 꽃다발과 함께 가져온 카드를 건넸다.
카드를 읽은 직원은 갑자기 당황한 얼굴을 하고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이 보관한 지폐를 모두 챙겨 흑인 남성에게 건넸다. 카드에는 “가지고 있는 100달러, 50달러짜리 지폐를 모두 내놔. ‘영웅’이 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뉴욕 경찰은 20일 은행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고 수배령을 내렸다. AFP통신은 지난주 뉴욕의 다른 은행에서는 (꽃다발이 아니라) 화분을 든 강도가 돈을 훔쳐 달아났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