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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의술, 이렇게도 만나네

입력 | 2010-07-20 03:00:00

영은미술관 ‘감각적 사유’전
다른 분야와 접점 찾는 시도




‘매칭 포인트’전에서 성형외과 의사와 짝을 이룬 박용식 씨의 입체작품. 버려진 의자를 소재로 근사한 트랜스포머 로봇을 만들어냈다. 고미석 기자

예술가와 의사가 손을 잡았다. 경기 광주시 영은미술관이 시도한 ‘Matching point-감각적 사유’전을 통해서다. 미술가들과 미술 밖 분야 사람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고자 마련한 자리다.

미술관이 운영하는 작업실에 2년 동안 입주한 영은 레지던시 작가들은 이번에 ‘졸업’전을 열면서 미술에 관심 있는 의사들과 짝을 이뤄 서로의 공통분모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였다. 24일 오후 3시 전시와 연계된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색다른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최안나 씨는 “미술계가 아닌 분야에서 작품에 대한 시각을 듣고 싶어 마련한 자리”라며 “작품 성격과 의학 전공과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팀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가령, 사운드 설치작품을 내놓은 김영섭 씨의 경우 목소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비인후과 전문의 안철민 씨와 한 조가 됐고, 풍경사진을 찍고 그 네거티브 필름 이미지를 캔버스에 표현하는 박주욱 씨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오기근 씨와 팀을 구성했다. 이렇게 작가 강영민, 강유진, 박용식, 유봉상, 임지현, 정현영 씨가 의사 박호길, 문찬수, 허진, 박성진, 권윤희, 한혜경 씨와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강영민 씨는 내과의사 박호길 씨와 소통하면서 신작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사진을 이용한 일상적 사물과 이미지의 해체에 관심이 있던 그는 이번에 다른 형태의 설치작품을 시도했다. 닥터 박 갤러리를 운영하는 등 미술에 조예가 깊은 박 씨는 작가에게 낡은 주유소 기계를 제공했고 작가는 이를 전쟁에서 사망한 병사의 모습으로 의인화한 설치작품을 완성했다. 성형외과 의사와 팀을 이룬 박용식 씨는 부서진 의자를 로봇으로 ‘변신’시킨 작품을 내놓았다. 몸을 변화시키는 성형과 낡고 망가진 것의 새로운 탄생과 치유를 표현한 설치작품. 둘 사이에 통하는 맥락을 읽게 한다.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대화하며 완성한 ‘매칭 포인트’전. 폭넓게 소통하려는 현대미술의 의지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는 9월 19일까지. 031-761-0137

경기광주=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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