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놀이방 곧 닫아야하나… 절망감이성공 노하우 전수받고 “아하”… 희망으로
장난감 놀이방을 시작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장사가 안돼 어려움에 빠진 이희선 사장(가운데)이 미소희망봉사단 자원봉사자인 세무법인 삼성의 한명로 대표(왼쪽)와 놀이방을 차려 성공한 동종업계 선배 박혜원 씨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박영대 기자
15일 오전 서울 금천구 시흥5동의 장난감 놀이방 ‘키즈앤토이’. 수북이 쌓인 놀이용 블록과 장난감만 있을 뿐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장난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희선 사장(31·여)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미소금융재단에서 1000만 원을 대출 받은 것을 포함해 모두 4500만 원가량을 투자해 두 달 전 놀이방을 창업했지만 ‘개점휴업’ 상태다. 놀이방을 찾는 어린이들은 하루 평균 고작 10명 남짓이어서 간신히 한 달 운영비만 챙기는 실정이다. 이 사장은 ‘이러다가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최근 미소희망봉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 선배 창업자가 성공 노하우 전수
“아이들은 뻥 뚫린 공간보다 살짝 어두운 다락방 같은 곳을 좋아해요. 뭔가 공간을 작게라도 나눠 보세요. 이용료는 동네의 특성을 고려해 좀 더 과감하게 낮춰야 하지 않을까요.” 장난감, 인테리어, 가격 등을 꼼꼼히 살핀 박 씨는 때론 매섭게, 때론 자상하게 자신의 사업 노하우를 전달했다. 펜과 수첩을 든 이 사장의 손이 점점 바빠졌다.
“엄마들은 대개 아이들 때문에 운동하러 가기조차 힘들어하죠. 주변의 병원 사우나 헬스장 등과 함께 마케팅을 펼쳐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영수증 챙기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박 씨와 함께 키즈앤토이를 찾은 봉사단원인 세무법인 삼성의 한명로 대표와 미소금융중앙재단 직원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1시간 정도 흘렀을까. 근심이 가득했던 이 사장의 표정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리를 뜨는 봉사단원들을 향해 거듭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말했다. “막막함이 많이 사라졌어요. 매주 와주시면 안 될까요?”
○ “홀로 시작하는 어려움, 함께해야죠”
한 대표도 같은 마음이었다. “국세청을 벗어나 세무법인을 처음 세울 때 저도 큰 좌절을 겪었죠. 지금 저분의 심정이 이해가 되니까 더 열심히 조언하게 되고, 다른 분들 조언을 들으면서 저도 많이 배우게 되네요.”
박 씨와 한 대표처럼 직접 자신의 사업을 일구며 고생을 맛본 이들이 성공 노하우를 나누겠다며 미소희망봉사단에 가입 신청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십 년 경력의 반찬업계 베테랑 ‘녹선’ 송금희 사장(48·여), 고려대 앞 ‘영철버거’ 사장 이영철 씨(42)도 이런 취지에서 미소희망봉사단에 가입했다.
미소희망봉사단은 키즈앤토이의 이 사장을 위해 봉사단 소속 대학생들을 동원해 블로그 제작을 돕고 전단지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