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물량 넘치고 성장률 흔들… 유럽보다 2배 하락“이르면 4분기 경기 바닥… 내년쯤 주가 반등” 전망 많아
1분기 경제성장률이 무려 11.9%로 미국이 주춤하는 동안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중국 증시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 때문일까.
○ 경기선행지수 3개월 연속 하락
중국 증시의 골이 깊은 것은 신흥시장이라는 특성상 주가의 진폭이 큰 데다 경기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분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중국 경제는 점점 성장세가 둔화돼 4분기에는 9%대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지난해 지속적으로 오르던 경기선행지수가 올 들어 3개월 연속 하락했고 구매자관리지수(PMI)도 2개월 연속 낮아졌다”며 “유럽 위기로 수출에 타격을 입고 내부적으로는 성장률마저 둔화될 것으로 보여 증시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꺾이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성장을 주도했던 부동산산업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으로 멈칫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억제와 함께 3차례에 걸친 지급준비율 인상 등으로 규제정책은 1998년 이후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어느 해보다 많은 공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비유통주 제한 해제에 따른 물량 압박도 중국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2006년 2184억 위안이었던 IPO 물량은 2007년 7780억 위안으로 늘었다. 2008년 3451억 위안, 지난해 4992억 위안으로 다시 줄어들었던 IPO 물량은 올해는 15일 상장될 농업은행을 비롯해 총 8000억 위안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내년쯤 턴어라운드 될 듯
하지만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 주가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허재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은 이르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2분기가 바닥일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기업의 이익이 점점 늘어나지만 주가 수준은 사상 최저치에 가깝다. 이익대비 주가의 비율인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12.5배 수준이다. 40배까지 올랐던 2007년 수준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성장하는 국가의 특성상 15∼20배까지는 오를 수 있다.
이치훈 연구위원은 “2008년부터 시작된 비유통주 해제 물량이 올해면 거의 해소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2007년 ‘차이나펀드 붐’ 수준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금리 및 위안화 절상을 앞두고 있어 종목별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