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많은 최고경영자(CEO)가 휴가를 포기하고 뜨거운 여름을 보낼 각오를 하고 있다. 세계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하반기 영업환경이 점점 더 불투명해진데다 기업 구조조정, 임금·단체협상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자리를 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13일 취임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국민은행 등 KB금융그룹 전 계열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사업재편 구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여름휴가 계획을 접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최근 직원 월례조회에서 전 영업점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도록 하반기 영업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김 행장은 휴가 대신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타개할 전략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아직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한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대내외 일정을 고려해 휴가 계획을 일찌감치 연기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달 말이나 8월 초 휴가를 떠날 예정이며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다음달 2, 3일 휴가를 잡았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