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 봉숭아 꽃이 줄지어 피면서 여름 냄새가 난다. 장마가 끝나면 휴가철이 시작되고 도시민들은 산과 계곡, 바다를 찾아 떠날 것이다.
가평 포천 강촌 청평 평창 지리산 제주 등은 인기 있는 펜션(pension) 지역이다. 펜션은 영어로 연금을 뜻하며 유럽에서 은퇴자들이 연금과 민박으로 생활하는 데서 나온 단어다.
펜션 사업은 여름에 절정을 맞는다. 펜션은 전원주택에 살면서 주말농장을 일구고 고급민박을 운영해 생활비를 조달하는 복합 상품이자 수익형 부동산이다. 휴가시즌뿐 아니라 주 5일 근무로 주말에도 펜션을 찾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펜션은 마당 넓은 집에서 전원생활을 하려는 은퇴자나 귀농자가 본인의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을 갖추고 추가로 수익형 사업을 하며 땅 투자까지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업이다. 콘도미니엄이나 호텔, 모텔 등 기존의 숙박시설보다 인간적이고 자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친환경적인 고급시설로 짓기만 한다면 수요는 충분히 있다.
펜션 사업은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겠다는 희망, 그리고 알찬 사업계획에서 시작된다. 최소 1년 이상 준비해야 하고 스스로가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생활하는 데 잘 적응할 수 있는 타입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어 자본을 점검하고 규모에 맞는 땅을 찾아야 한다. 좋은 펜션 용지는 주말 이동이 가능하고 레저 수요가 있으며 건축허가가 가능한 곳이다. 또 관리지역 내 임야나 밭으로 4m 이상의 도로가 이어진 땅이어야 한다. 여기에 산, 바다, 계곡이 인접해 자연환경이 탁월하고 여름스포츠 명소나 스키장 등 사람들이 찾을 만한 요소가 있다면 적지라고 할 수 있다.
땅을 사고 나면 테라스와 조경, 텃밭, 바비큐 공간, 물놀이 시설 등 전체의 배치를 잡는다. 경쟁상대인 콘도와 모텔, 호텔, 인근 펜션을 능가할 만한 기능성과 작품성 있는 디자인도 필요하다. 또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조망을 살리고 주택과 객실 부분을 분리해야 하며 오락과 문화, 갤러리로 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공간배치, 소품 마련 등에도 애써야 한다.
만약 장래에 시골에서 살 계획이라면 미리 적당한 크기로 건축허가가 가능한 땅을 마련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도 펜션 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개울가나 계곡을 접한 좋은 땅을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가끔씩 연락이 온다. “펜션 사업을 하려는데 땅 파실 의향이 없으신가요?”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