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의 산증인’ 아모레퍼시픽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매장. 설화수는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국내 첫 한방 화장품 브랜드다. 사진 제공 아모레퍼시픽
○ 52년 동안 대한민국 화장의 모든 것 담아
아모레퍼시픽이 발간하는 잡지 향장은 6월호로 통권 500호를 맞이했다. 1958년 8월 ‘화장계(化粧界)’로 창간해 월간에서 격월간, 휴간을 거쳐 1972년 향장으로 재창간한 이후에는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발행하고 있다. 향장은 그 자체가 방대한 ‘화장 역사서’다. 지금도 월평균 약 100만 부를 발행할 만큼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용법 등 다양한 화장품 정보를 집중적으로 소개한 향장은 화장품 종류를 세분화해 새로운 개념의 제품 개발을 촉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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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까지 매출 5조 원 달성
아모레퍼시픽은 회사의 비전을 ‘고객의 미와 건강을 위해 토털 케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정하고 2015년까지 매출 5조 원(국내 3조8000억 원, 해외 1조2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 뻗어 나갈 수 있는 ‘글로벌 슈퍼 메가브랜드’ 5개를 확보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효과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2006년 6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투자회사인 ㈜태평양과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으로 회사를 나눴다. 이는 1990년대 초부터 진행돼 온 구조조정의 완결 과정으로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 핵심사업 역량 강화, 주주가치 제고, 경영위험분산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비전 달성에 필수적인 생산시설 확충 및 물류 효율성 강화를 위해 경기 오산에 2011년까지 총 1700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을 아시아 사업을 위한 생산과 물류 허브로 활용할 예정이다. 새 공장은 태양광이나 빗물 등 대체에너지 활용시설 및 자연생태공원 등을 갖춘 친환경 공장으로 건설해 글로벌 수준의 지속가능 경영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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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빨간입술… 1960년대 마스카라 유행
한국미인들의 ‘화장 교과서’
■ 1958년 창간 ‘향장’
1950년대 향장의 전신인 화장계를 보면 서양식 화장법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헤어스타일은 청순한 이미지의 오드리 헵번과 관능적 이미지의 메릴린 먼로 타입이 유행했다. 눈썹은 두껍고 진하게, 속눈썹은 길게 붙였고, 입술은 지나치리만큼 빨간색을 발랐다.
1960년대는 핑크색이 들어간 볼 터치에 눈썹을 두껍게 그리거나 아예 눈썹을 미는 것이 유행이었다. 마스카라를 많이 발라 눈을 도드라지게 했고, 입술은 입술 선을 강조하고 흐린 핑크 펄 립스틱을 발랐다. 이에 따라 1960년대에는 립스틱과 아이섀도, 파운데이션, 매니큐어, 마스카라 등이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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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메이크업의 핵심은 ‘컬러풀’이었다. 핑크와 오렌지, 블루와 그린 등의 색조가 인기를 끌었다. 1983년 이후 화장품 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는 외국기업과 기술 제휴를 통해 많은 신제품을 쏟아 냈다. 고농축 영양 에센스, 한방 화장품 등의 고급화가 시작되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는 ‘깨끗함’, ‘상큼함’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화이트닝, 안티 링클 등 고급 다기능성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남과 다른 모습을 가꾸기 위해 맞춤 화장품의 개념이 처음 도입됐고 피부 관리실이 성행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1991년 ‘마몽드’ 1994년 ‘라네즈’, 1995년 ‘헤라’, 1997년 ‘아이오페’ 등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인 것도 이런 추세에 따른 것이다.
2000년대 화장은 ‘사이버틱’하고 테크노적인 메이크업이 특징. 하지만 이와 동시에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내추럴 메이크업이 유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주름, 미백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이 강조된 화장품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졌다. 그 결과 화장품과 바이오 테크놀로지와의 결합이 이뤄졌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