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골유착성’ 국내 첫도입… “더 나은 방법-재료 찾아 연구 계속”
김영수 명예교수가 23년 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골유착성 임플란트 기기를 들고 당시를 회고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영수 서울대 치대 명예교수(72)는 얼마 전 ‘임플란트 시술 5000회 돌파’란 대기록을 만들어 냈다. 정확히 5029건이다. 임플란트란 손상된 치아 부분에 인공 치근을 심고 그 위에 치아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보철물을 장착하는 시술법이다.
김 교수는 국내 임플란트 역사의 산증인이다. 임플란트에 대한 지식 자체가 부족하던 1987년, 국내에 처음으로 ‘골유착성 임플란트’ 시술을 도입한 사람이 김 교수다. 철근에 콘크리트가 착 붙듯이 일체감을 높일 수 있어서 환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는 아직도 현업 의사다. 매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구옥경 치과’에 출근해 환자들을 본다. 구옥경 치과는 치과의사인 부인 구옥경 씨가 연 병원이다. 그의 진료실 한쪽에는 노(老)의사의 손때를 그대로 간직한 임플란트 시술기계가 자리 잡고 있다. 임플란트 기술의 창시자인 스웨덴의 브러너막 교수와 당시 임플란트 재료를 독점하던 노벨바이오케어사를 설득해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온 기계다. 서랍에는 20년 전 그가 쓰던 기구들이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다. 언젠가 서울대병원에 기증할 생각이다.
임플란트 시술 4000회를 채웠던 2003년 8월 8일, 김 교수는 ‘새로운 욕망에 가슴 불타는 날’이라고 썼다. 5000회를 넘긴 지금도 그의 욕망은 진행 중이다. “그 나이에 환자 보냐고 주변에서 그러는데, 아직도 더 나은 방법과 재료로 새로운 시술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자꾸 생깁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