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6개월 서민대출 성적은
11일 경기 광명시 광명시장에 차려진 SK미소금융재단의 이동상담소에서 이 재단의 신호열 영등포지점장이 시장 상인을 만나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SK미소금융은 지난달 말부터 매주 한 차례 이상 시장을 찾아 이동상담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광명=김재명 기자
대출 年목표 10%에도 못미쳐
“발품 팔면 자활의지 눈에 보여”
현 장영업 강화로 활로 모색
“새로 상품을 가져다 놓으셨네요?”
11일 오전 경기 광명시의 광명시장. 신호열 SK미소금융재단 영등포지점장이 시장 한구석의 속옷가게에 들어섰다. 이곳은 미소금융 수혜자가 운영하는 가게. 지난 2주 동안 세 번이나 이 가게를 찾은 신 지점장이 진열해 놓은 상품이 늘었음을 단번에 알아채자 주인아주머니는 “미소금융 덕분”이라며 반갑게 맞았다.
○ ‘미소금융 서포터스’ 구성도
올해 초 미소금융 각 지점은 대출신청서 접수에 일손이 모자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이 때문에 대출심사가 대부분 사무실에서 이뤄지면서 자활의지보단 신용등급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무실을 벗어나 미소금융 대출을 필요로 하는 저소득층을 직접 찾아 나서는 지점들이 늘고 있다.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이동상담소를 운영하는 SK미소금융이 대표적이다. 이 재단은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광명시장에 이동상담소를 연 뒤 2주 만에 10명의 상인에게 대출을 해줬다. 지난 6개월간 총 74명에게 6억2150만 원을 대출해준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한 달 치 대출과 맞먹는 실적을 올린 것. KB미소금융과 신한미소금융 등 은행권 미소금융재단들도 ‘찾아가는 미소금융 설명회’ 등 현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소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은 서민들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교육이나 사후관리에 힘을 쏟는 재단들도 있다. 삼성미소금융은 5월부터 삼성 계열사 직원들로 이뤄진 ‘미소금융 서포터스’를 구성했다. 서포터스는 매달 한 번씩 삼성미소금융에서 대출을 받아 창업한 가게들을 방문해 물품을 구입하고 매장을 정리해 주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 현대차미소금융은 4월 미소학습원을 세워 창업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창업교육을 이수한 사람 중 자활 의지가 강한 이들에겐 직원들이 가게를 방문해 자금조달 방법 및 점포계약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
○ 직원 교육, 상품 차별화 필요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무엇보다 까다로운 대출조건으로 인한 대출실적 부진이 미소금융이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미소금융재단들의 대출실적은 당초 목표했던 연간 실적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세운 미소금융재단의 실적이 부진하다. 은행들이 세운 미소금융재단의 경우 5곳 가운데 4곳이 대출실적 5억 원을 넘어섰지만 기업이 세운 미소금융재단은 삼성미소금융과 LG미소금융 2곳만 5억 원 이상의 대출실적을 기록했다.
획일화된 상품을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재래시장 상인, 한부모가정 및 다문화가정 등 미소금융 수요가 많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면 미소금융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