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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영훈]新에너지 권력’에 도전하는 아시아 국가들

입력 | 2010-06-11 03:00:00


세계 에너지소비 1위였던 미국이 중국에 자리를 내주었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을, 인도는 러시아를 각각 제치고 세계 에너지소비 1위와 3위로 등극했다. 프랑스의 에너지컨설팅사 에너데이타의 보고서를 보면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는 한 해 10% 감소했지만 신흥국의 에너지 소비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에너지협의회(WEC)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해외 전문가를 만나다 보면 세계에너지 시장의 무게중심이 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함을 느낀다. 아시아의 에너지 소비 증가폭이 북미나 유럽연합(EU)을 압도한다. 에너지소비 증가에는 필연적으로 환경에 대한 책임이 뒤따른다. 이제 아시아는 환경이슈를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책임 있는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 정부와 기업 또한 녹색성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많은 기업이 녹색 경영을 내세우고 친환경 기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아시아의 이웃 국가 또한 신재생에너지나 친환경 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한다. 미래의 에너지 안보 확보,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 미래 성장산업 분야 기술선점을 감안한 포석이다.

태양열 발전을 예로 들어 보자. 메릴린치 보고서는 2012년 아시아 주요 국가의 태양열 발전량이 6300MW로 유럽연합의 5350MW를 추월한다고 밝혔다. 2009년과 대비하여 EU의 증가율이 약 30%에 불과한 데 반해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을 주축으로 아시아 주요국의 증가율은 10배에 이른다. 중국은 친환경에너지의 민간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상하이는 건축 에너지 절약조건을 제정하고 6층 이하 신규 주택 및 공공 건축물에 태양열 온수기 설치를 의무화했다.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녹색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 핵심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할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정부도 친환경기술이 국내시장에서의 상용화 과정을 거쳐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11일부터 ‘아시아 에너지 리더 회의’가 열린다. WEC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공동 주최하는데 아시아 각국의 장관급 인사와 굴지의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가 참석하여 에너지 안보와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논의한다. 10년 전만 해도 지역행사에 그쳤을 아시아 지역 에너지 정상회의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