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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휴양지 ‘묻지마 총격’… 최소 12명 사망

입력 | 2010-06-04 03:00:00

50대 택시운전사, 11곳서 총기난사후 숨진채 발견




영국 잉글랜드 서북부의 휴양지 컴브리아에서 2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생명이 위독하다.

택시운전사 데릭 버드 씨(52)는 이날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약 3시간 반 동안 화이트헤이번, 시스케일, 에그리몬트 등 11곳을 돌아다니며 총을 난사했다. 그는 승용차 유리창을 내린 채 행인과 농부 등에게 무차별로 쏘아댔다. 범행 후 승용차를 컴브리아 남부 코클리 벡에 버렸으며, 사건 현장 인근의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 초기단계로 범행동기를 밝혀내지 못했다”며 “범인은 정신병력도 없다”고 말했다. 범행동기에 대한 언론의 추정은 엇갈렸다. 일부 언론은 사건 희생자 가운데 그의 쌍둥이 형제와 가족 변호사가 포함된 점을 들어 가족 간 불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또 다른 언론은 범인이 동료 운전사와 다투다 홧김에 총을 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평소 그를 알고 지낸 이웃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웃들은 그가 이혼한 뒤 혼자 조용히 살면서 열심히 택시운전 일을 하고 해외에서 휴가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이 발생한 컴브리아는 크고 작은 15개의 호수가 몰려 있어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로 불리는 휴양지에 속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직접 나서서 “매우 충격을 받았으며 나라 전체가 슬픔과 끔찍함을 겪었다”고 국민을 위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의회에 출석해 우려를 표명한 뒤 “지방정부를 도와 사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