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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3회 국수전…방에 깔린 흑

입력 | 2010-05-28 03:00:00

○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결승 5번기 4국 7보(88∼106) 덤 6집 반 각 3시간




흑은 93, 95로 백 넉 점을 끊는 수를 노린다. 강력하다. 통한다면 결정타가 될 것이다. 이창호 9단의 노련한 감각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음을 느낀다. 백이 탈출할 길목에 미리 포위망을 쳐두는 것. 흑 91까지 죽죽 밀어간다. 이곳에 벽을 쌓고 드디어 흑 93, 95로 끊어간다. 백 넉 점이 거대한 항아리 같은 흑진 속에 풍덩 빠져있는 듯하다.

깊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흑의 항아리를 벗어나려면 까마득한 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백 96으로 일단 한 걸음 내디뎌 보지만 흑 97로 앞길을 슥 막고 나선다. 사방에 흑의 군사들이 매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백 100에도 흑 101로 붙이자 이쪽으로 더는 퇴로가 없다.

앞으로 갈 수 없을 정도로 흑의 그물이 백을 휘감고 있다. 이제 백이 할 수 있는 건 그물의 가장 약한 매듭을 찾아 뚫고 나가는 것. 홍기표 4단은 아까 쌓아둔 우측 벽에 시선을 돌린다. 백 104로 젖힌 곳이 흑의 유일한 취약점. 이 9단은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흑 105로 단호하게 끊는다. 한번 살아가보라.

백 106으로 뻗자 백의 자세도 만만치 않다. 흑이 모양을 잡겠다며 참고도 흑 1에 두는 것은 백 2∼6이 준비돼 있다. 흑 7로 연결하면 백 8로 들여다보고 10으로 모양을 잡는 게 묘수. 흑은 다된 밥에 코 빠뜨리는 격이다.

흑의 응수는?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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