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혜·24·서울 관악구 중앙동)
A: 3만~12만원대… 발끝부분 금방 물러져 몇번 못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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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토슈즈 가격이 부담스러운 진짜 이유는 토슈즈가 사실 일회용품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발레리나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주역 무용수의 경우 공연이 있을 때는 1, 2일 만에 한 켤레가 다 닳고, 공연이 없을 때도 일주일에 최소 두 켤레 정도를 사용합니다.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은 “토슈즈를 신을 때와 신지 않을 때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연습 때도 토슈즈를 신는 것이 좋다”며 발레단 1년 예산의 4∼5%가 토슈즈 구입비에 사용된다고 말했습니다.
딱딱한 발끝 부분은 광목이나 마 같은 천으로 만듭니다. 천을 일곱 겹 정도 겹쳐 풀을 먹인 뒤 12시간 이상 건조하면 딱딱해지죠. 풀을 먹인 천이기 때문에 신고 춤을 추다 보면 땀과 습기 때문에 발끝 부분이 물러집니다. 발바닥 부분은 가죽을 대기도 하고 마분지를 여러 겹 겹쳐 만들기도 합니다. 이 부분 역시 춤을 추다 보면 금방 약해지면서 발을 제대로 지탱해 주지 못한다고 하네요.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에서 말랑말랑한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토슈즈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가격은 일반 토슈즈보다 비싼 대신 더 오래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비싼 토슈즈라고 다 오래가는 건 아닙니다. 20년이 넘도록 국산 토슈즈를 생산하고 있는 미투리의 이완영 전무는 “가장 비싼 영국 프리드사의 토슈즈는 소재가 부드럽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빨리 닳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지영 씨는 “무용수마다 발 모양이 달라 발에 맞는 브랜드가 따로 있다. 싼 브랜드의 것을 신고 싶다고 신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완제품 토슈즈에 발에 묶는 리본을 미리 달아놓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용수들이 직접 꿰매면서 자기 발에 맞추기 위해서죠. 이때 밑창을 자르는 등 수선을 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발레단 연습실에 가보면 쉬는 시간 틈틈이 바느질하는 발레리나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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