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 보면 ‘척’ 알죠상대방 어깨 토닥거릴때 캐머런→클레그→캐머런 순캐머런 농담에 클레그 폭소… ‘권력자 - 2인자’ 확연히 구분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신임 총리(44)와 닉 클레그 부총리(43)가 12일 총선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영국 정치를 이끌어갈 동료로서 시종 웃음꽃을 피우며 우의를 과시했다. 이 때문에 일부 영국 언론은 이날 만남을 ‘데이브와 닉의 쇼’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말과는 달리 몸짓에서는 미묘한 권력관계가 감지됐다고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두 사람의 몸짓, 눈짓, 손짓을 신체언어 전문가 피터 콜레트 씨가 분석했다.
이날 오전 총리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문 앞 계단에서 처음 만난 캐머런 총리와 클레그 부총리는 악수를 나누면서 각자 다른 손으로는 상대방의 어깨 부위를 토닥거렸다. 캐머런 총리가 먼저였고 클레그 부총리가 화답했다. 그리고 캐머런 총리가 다시 클레그 부총리를 토닥거렸다. 이 마지막 토닥거림은 은연중에 캐머런 총리가 자신이 으뜸임을 드러내는 동작이었다고 가디언은 풀이했다. 둘은 관저로 들어가면서는 서로의 등을 토닥거렸다. 역시 마지막 터치는 캐머런 총리의 몫이었다. 이른바 ‘신분의 고하를 암시하는 동작’이었다.
이날 오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흥미로운 신체언어는 계속됐다. 기자회견 내내 두 사람은 한쪽이 다른 쪽에 대해 언급을 할 때 지긋이 상대를 쳐다봤다. 이 응시만을 보면 양자는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 듯했다. 그러나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캐머런 총리가 말할 때 클레그 부총리는 몸을 캐머런 총리 쪽으로 돌려 시선을 그의 눈에 고정한 뒤 긍정하듯 매번 고개를 끄덕거렸다. 반면 캐머런 총리는 그저 몸만 클레그 부총리 쪽으로 살짝 돌렸을 뿐, 그의 말에 고개 한 번 주억거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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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자회견에서 캐머런 총리는 “연정으로 영국 정치에 새 시대가 열렸다”며 “새 정부는 5년 임기를 채울 것이며 이는 영국 정치 리더십의 역사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클레그 부총리도 “부딪치고 상처가 날지 모르지만 공동의 목표가 있기에 연정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