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채광… 녹지… ‘아시아 가치’ 구현연면적 60%가 지하에 지상높이는 10m 불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내부에 조성될 ‘아시아문화광장’ 조감도. 이 광장은 문화전당 중심부에 자리해 전남도청 앞 분수대 쪽에서 들어오는 방문객들이 처음 전당과 만나는 ‘소통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감도 제공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의 핵심시설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외양부터 매우 눈길을 끈다. 이 생소한 건축물의 이름은 건축설계안 국제공모(건축설계경기)를 통해 선정된 재미건축가 우규승 씨(68)의 ‘빛의 숲(forest of light)’. 전 세계 33개국 124개 출품작 가운데 당선작으로 선정된 우 씨의 최초 설계안에 따르면 신축되는 3개 건물(전시동 공연장 소극장)은 지상 높이가 10m(2층 규모)에 불과했다. 총면적의 60% 정도가 지하에 들어서도록 설계됐다. 한마디로 보통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돼 있던 ‘현대건축-고층건물’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나선 것이다.
이 건물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에 새로운 ‘문화의 꽃’을 피워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설계자 우 씨 역시 처음부터 5·18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작 설명회에서 “5·18에 대한 역사의 기억을 살리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이용하도록 하자는 두 가지 명제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특히 지하 10∼25m에 배치된 시설에 지열식 냉난방 시설과 천창(天窓)을 이용한 자연채광 설계, 옥상 내 수분흡수층을 통한 물 저장, 소나무 대나무가 어우러진 지상녹지 등 친환경적 자연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점은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우 씨는 “‘아시아적 가치’란 자연을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태도에 있다”고 전제하고 “자연과 유기적 관계 안에서 사람이 생활하고 변화해갈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아시아를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안팎에서 제기된 ‘랜드마크’ 논란에 이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농성 등에 휘말려 문화전당 건축공사의 전체 공정은 현재 13.5%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5·18 단체 회원들의 장기농성 이후 ‘도청별관 부분 보존’ 쪽으로 결론 난 이후 수정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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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병훈)은 이미 문화전당의 콘텐츠와 운영시스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개발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이 단장은 “문화전당이 세계적 복합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이고 선도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관이 돼야 할 것”이라며 “추진단은 전당 내 5개 시설의 특성에 맞는 운영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화전당은 벽이 없는 소통과 평등의 공간, 즉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아시아 등 전 세계 방문객들이 만나 소통하고 창작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내 5개 시설
▽ ‘민주평화교류원’=광주의 민주 인권 평화 정신을 아시아와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문화교류를 위한 프로그램 및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시설이다. 민주 인권 평화기념관(5·18민주화운동 기념공간)과 아시아문화교류지원센터(국내외 방문객 서비스센터 등 문화교류 사업 총괄), 경영전략지원센터(수익사업 총괄 및 경영전략 지원) 등 3개 부서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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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예술극장=아시아 공연예술의 제작 실연 유통이 동시에 이뤄지는 ‘팩토리숍’ 개념으로 공간분할이 가능한 가변형 공연시설인 대극장과 무대 고정형 극장인 중극장이 들어선다.
▽ 아시아문화(정보)원=아시아 문화에 대한 기획 연구와 수집 관리 활용을 통해 그 창조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곳. 아시아문화연구소, 아시아문화자원센터, 아시아문화아카데미도 운영한다.
▽ 어린이지식문화원=어린이 관련 콘텐츠를 전시하고 예술가와 함께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 교육문화콘텐츠개발센터와 어린이박물관도 들어선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