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당시 ‘졸속 발굴’ 반성보고서 2012년까지 재작성미공개 사진-실측도면 추가내부구조 등 정확한 정보 제공
무령왕릉 묘실에서 바라본 연도. 이 지점에 나무로 만든 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공주박물관이 무령왕릉 보고서를 다시 쓰는 것은 발굴 당시 작성했던 보고서가 부실하기 때문. 기존 보고서는 대표 유물만 간략히 소개하고 있어 무령왕릉의 전모를 이해할 수 없다. 출토 유물 108종 4687점 가운데 기존 보고서에 설명된 것은 2561점, 사진이 실린 것은 569점, 도면까지 실린 것은 46점에 불과하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정확하고 자세한 신보고서를 통해 무령왕릉 출토 유물과 내부 구조를 제대로 보여주고 백제사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의 강원표 학예연구사는 “어찌 보면 책임감과 반성에서 시작된 작업”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사는 “박물관 관계자가 아니면 4600여 점의 유물을 제대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존 보고서에도 출토 유물이 일부만 소개돼 있으니 무령왕릉에 대한 정보가 차단돼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무덤을 발굴해놓고 백제사 연구에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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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릉에서 발굴된 나무문의 조각. 국립공주박물관은 도면을 통해 나무문을 복원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 국립공주박물관
올해 하반기에 나올 2권엔 무덤의 입구를 막았던 벽돌, 목문 조각, 철못 등 내부 시설과 관련된 유물을 모두 보고하기로 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무령왕릉의 연도(羨道·시신이 안치된 방에 이르는 통로)와 묘실이 연결되는 지점에 목문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 목문을 도면상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또한 목관과 못을 정교하게 연구해 과연 어떻게 목관을 만들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로 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이 같은 작업과 연구를 토대로 6세기 축조 당시 무령왕릉의 내부 구조와 유물 배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나아가 온전한 입체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