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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베스트]2차전지/‘연료 엔진’OFF… 저탄소 성장동력 ‘배터리’ON

입력 | 2010-04-01 03:00:00


LG화학
車 리튬이온배터리 최강자

삼성SDI
컴퓨터 소형전지시장 선도

OCI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개발

 

LG가 2차전지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당시 2차전지 사업은 일본 업체들의 전유물이었다. 일본에서 기술을 전달받아야 했는데 이 과정이 순탄치 않아 LG는 몇 번이고 개발을 접으려 했다. 그러나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오히려 “2차전지 연구개발(R&D)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라”고 지시했다. 지금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2차전지 사업은 LG화학의 미래 성장동력이 됐다.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 매출액은 1조4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0%를 차지했다.

○ 수요 급증 대비 기술 개발에 잰걸음

2차전지(재충전 가능한 전지), 태양전지(태양광 발전용 전지)는 우리 기업이 놓칠 수 없는 차세대 성장동력이다. 이 기술들은 ‘녹색성장’이 화두로 부상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수요 증가가 확실시되는 알짜 기술로 꼽힌다.

국내 주요 기업이 2차전지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는 ‘기술 자립’의 중요성을 이해한 때문이다. 구 회장이 “2차전지 기술 개발을 계속하라”고 지시한 것은 “기술 자립을 못하면 생존할 수 없고 기술을 가진 기업에 수모를 당하게 된다”는 신념이 있어서다.

2차전지와 태양전지 기술 개발은 이제 막 출발선상에 있다. LG화학, 삼성SDI, OCI 등은 효율적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 LG화학, 자동차용 2차전지 세계 선도

LG화학은 2차전지 가운데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승부를 걸고 있다. 2007년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아반떼’와 기아자동차 ‘포르테’의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에 뽑힌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메이저 자동차업체인 GM의 ‘시보레 볼트’용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올 초에는 중국 메이저 자동차 업체인 장안기차의 전기자동차 계열사 장안신에너지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제휴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공장을 증설하고 R&D에도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시장 선두주자의 자리를 확고히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3년까지 총 1조 원을 투자해 충북 오창테크노파크에 생산공장을 신·증설하고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도 약 3억 달러를 투자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준 약 25만 대 분량의 배터리 셀(Cell)을 공급할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만 3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채용하고 R&D에 연간 총 4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 삼성SDI, 소형 2차전지에서 독보적

 

삼성SDI는 휴대전화나 노트북컴퓨터에 쓰이는 소형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은 5%가량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삼성SDI의 분기 판매 기록은 계속 경신됐다. 지난해 삼성SDI가 전지사업 부문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판매량은 19% 증가했다.

삼성SDI는 앞으로 소형 2차전지 이외에 중대형 전기자동차용 전지 시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8년 9월 독일 보쉬와 합작해 ‘SB리모티브’를 설립했다. SB리모티브는 지난해 8월 BMW의 전기자동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전지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고, 4개월 후 델파이에 하이브리드 상용차용 리튬이온전지를 단독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삼성SDI 측은 “2010년 시제품용 리튬이온전지 공급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델파이에 하이브리드 상용차용 리튬이온전지를 단독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 OCI, 고순도 폴리실리콘 기술 확보

OCI는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군산공장 용지 내 연산 1만 t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3공장을 증설키로 했는데, 이 공장의 건설이 완료되면 기존 제1공장, 제2공장 생산능력까지 합쳐 총 2만700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이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가 된다.

OCI 측은 “시장은 태양전지의 효율이 점점 더 높아지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고순도 폴리실리콘제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 및 선호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OCI는 ‘9-nine(99.9999999%)’급에서 한 단계 격상된 ‘10-nine(99.99999999%)’급의 초고순도급 폴리실리콘을 제조중이며, 물량의 상당 부분을 장기공급 계약을 통해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