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미국과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은 세 가지 동력에 힘입은 것이다. 첫째, 경제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올 들어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떨어지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다른 국내외 지표들은 완만하지만 꾸준한 경기 확장 국면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발표된 한국의 2월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일평균 수출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 있고 수입도 탄탄하게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와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개인 지출도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회복을 지속하고 있다. 2월 폭설이 소비에 미쳤을 악영향을 고려하면 긍정적이다.
둘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야기하던 그리스 문제가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지원’ 방식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리스나 유럽 국가들 쪽에서 보면 최근 합의된 대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원에 나서느냐, 유로 역내 국가들이 지원에 나서느냐에 따라 부담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핵심은 지원 또는 보증을 통해 이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불거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으며 최근 소식은 시스템 리스크로는 가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변화로 그리스는 이번 주 7년 만기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물론 지금의 경기 회복은 상당 부분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에 힘입은 바가 크고 지출은 시간에 걸쳐 줄어들 것이다. 풀어놓은 돈이 경기 회복과 맞물리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고 강한 긴축도 불가피해질 것이다. 특히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유가가 계속 상승하면 한국처럼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직 이 같은 문제들은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위험을 찬찬히 살피되 기본적으로는 낙관적 기대 아래서 투자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