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슬로시티’21km 걷기코스 개방투어버스도 운행 시작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의 무대가 된 전남 완도군 청산도의 당리 황톳길은 봄이면 노란 유채꽃과 짙푸른 보리, 빨간 철쭉, 보랏빛 자운영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무공해 섬인 청산도가 생태관광 메카로 또 다른 변신을 하고 있다. 제주 올레길과 같은 ‘슬로길’을 만들어 개방하고 브랜드 민박사업도 벌이고 있다.
○ 50리 슬로길 개방
완도군은 주민들이 산책로나 갯길로 이용하던 길을 다듬어 지난해 11월 개방했다. 다도해 절경을 감상하며 길을 걷다 보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는 점에 착안해 ‘슬로길’로 이름 지었다. 도청항∼화랑포∼구장리∼권덕리∼범바위∼장기미∼청계리∼원동리∼상서리∼동촌리∼항도까지 총 21km 6개 테마로 꾸며졌다. 이 구간을 걷다 보면 영상 촬영지, 해안 절경, 섬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구들장논, 문화재로 지정된 돌담 등을 만날 수 있다.
나머지 구간 19km는 올해 7월 개방된다. 항도에서 신흥리해수욕장, 진산리 몽돌해수욕장, 양지돔, 국화마을, 자갈밭, 지리해수욕장, 청산중학교 등을 거쳐 도청항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 구간은 단풍길, 모래밭길, 미로길 등의 주제로 조성된다. 이순만 완도군 청산면사무소 개발담당은 “청산도 고유의 섬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차별화되는 또 하나의 걷기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브랜드 민박사업 추진
청산도에는 이달 1일부터 ‘슬로시티 투어버스’가 등장했다. 완도군은 관광객이 늘어나자 이달부터 10월까지 하루 두 차례 투어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도청항을 출발해 당리∼읍리∼범바위∼신흥해수욕장(목섬)∼진산리(갯돌밭)∼지리청송해변∼도청항으로 돌아오는 코스. 운행 구간 24km로, 2시간 반이 걸린다. 버스에는 문화관광해설가가 탑승해 관광객에게 청산도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문화를 소개한다. 요금은 19세 이상 어른 5000원, 장애인·군인·학생·경로우대 대상자는 3000원이다.
브랜드 민박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총 사업비 7억5000만 원을 투입해 슬로시티와 ‘건강의 섬’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농어촌 가옥을 뜯어고치고 다양한 바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군은 1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민박 설명회를 여는 등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
한편 완도군은 4월 10일부터 5월 2일까지 ‘2010 청산도 슬로 걷기 축제’를 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