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첫 교육개혁대책회의에서 “이 중요한 시기에 교육의 변화를 주도하고 기본을 잡는 것을 당분간 제가 하려 한다”며 교육 문제를 직접 챙길 뜻을 다시 천명했다. 졸업식 알몸 뒤풀이와 자율형사립고 입시 비리, 교육청의 만연된 부패 등 충격적인 교육 관련 뉴스가 연일 전해지면서 교육 현장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 문제는 이제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위기 상황에 몰려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교원 교장 교육청 교육과학기술부 등 교육의 ‘공급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는 “엄격한 신상필벌이 중요하다”고 언급해 교원평가 결과를 교원들의 인사와 급여에 연계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교과부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교육이 바뀌려면 교과부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교과부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과거의 사고를 다 바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교육대란(大亂)’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교사와 교육당국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교육청 비리에서 드러난 것처럼 상당수 교사들은 철밥통 의식에 안주하며 승진과 ‘물 좋은 학교’로의 이동에만 매달리고 있음이 드러났다. 대부분의 국민이 지지하는 교원평가제를 거부할 정도로 교사들의 소명의식이 얇아진 것도 사실이다. 폭력적인 졸업식 뒤풀이는 우리 교육이 중증(重症)의 총체적 위기에 빠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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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교육당국부터 학교 현장에 실질적 자율권을 대폭 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책회의를 아무리 자주 열더라도 현장으로부터의 교육개혁은 말에 그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