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뻘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 젊어지겠죠”
평소 붓을 가까이 했던 정 씨는 전국광산노동조합연맹 화순탄광노두노동조합 총무부장 시절인 1990년 본격적으로 그림과 서예를 배우기 위해 의재 허백련 선생이 설립한 연진미술원을 찾았다. 주경야독으로 3년 과정을 수료한 그는 화순읍에 조그만 서예학원을 차릴 정도가 됐다. 광주시미술대전, 전남도미술대전, 한국화특장전 등 각종 공모전에서 18번 입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지만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는 공부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체계적인 미술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에 가기로 작정하고 고졸학력 인정 검정고시에 도전했지만 환갑을 훌쩍 넘긴 정 씨에게는 어렵고 험난한 시간이었다. 2년여 만인 지난해 5월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조선대 한국화전공 특기자 전형에 지원한 그는 “떨어질까 가슴 조였는데 합격통지를 받고 무척 기뻤다”며 “두 아들의 응원과 아내의 내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대학생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고 어떻게 헤쳐 나갈까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진정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정 씨는 “졸업 후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대학 강단에 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