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배부르려다 부작용 불러
이 실험은 설계가 거대한 만큼 실천이 가져다 줄 영향은 클 것이다. 그러나 한술에 배부르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기대와 달리 효과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 실천을 위해서는 설계 이상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교원평가는 좀 더 정비된 법적 토대 위에 서야 한다. 관련 법률안은 2008년 말에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아직 통과되지 못했다. 결국 시도교육청별로 제정한 교육규칙에 근거해 시행하는데 그마저도 위법이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모든 구성원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결집해도 낙관하기 어려운 거대 실험인 점을 감안한다면 좀 더 완전한 법적 토대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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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더 장기적으로는 교원평가가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메타평가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메타평가를 통해 교원평가가 장기적으로 교육의 개선에 공헌하는지, 장애 요인은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한다. 평가 문항은 학년 및 교과에 적합한지, 평가자는 피평가자를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지, 평가를 위한 공개수업이나 연수는 교육 현장에 도움이 되는지, 학교 행정직원은 평가할 필요가 없는지 등은 메타평가 연구를 통해서 규명해야 할 문제의 일부 예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교원평가는 궁극적으로 교사의 자율적 헌신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실시해야 하며 사회적 인내를 필요로 한다. 교사는 평가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며 동료를 평가하고 자신의 평가결과를 분석하고 후속적 능력개발 계획을 세우는 등 대부분의 일을 해야 한다. 이런 일은 과거 하지 않았던 동시에 내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평가는 교사의 자율적 헌신적 열정적 참여보다는 타율적, 이해 타산적, 기계적 참여 풍토를 뿌리내리게 할 수도 있다.
교사 자발적 참여 이끌 장치 필요
분명한 점은 전자를 기대할 수 있어야 우리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시나 강제를 통한 자율을 기대할 수는 없다. 평가를 시행하는 전 과정에서 교사가 실질적인 결정을 하도록 하는 동시에, 특히 초기 몇 년간은 완벽성을 기대하기보다는 미숙함을 인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히 요구된다. 교원평가 또한 자율 헌신 인내를 먹고 자라는 백년대계여야 함을 기억하자. 한꺼번에 많은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천천히 안착시킬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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