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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전… STX그룹도 가세

입력 | 2010-02-18 03:00:00

“현금자산 3조 보유”… 동국제강과 경쟁




재계 순위 12위(공기업 제외)인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대우건설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이 마무리되고, 대우건설에 대한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협상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본격적인 입질이 시작된 것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3위로 현대건설, 삼성물산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빅3 건설사다.

STX그룹 고위 관계자는 17일 “해외 사업에 강점이 있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STX그룹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TX는 그룹 내에 STX건설을 두고 있지만 최근 해외에서 대규모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대우건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STX는 지난해 말 아프리카 가나 정부가 발주한 100억 달러 규모의 국민주택 사업을 수주했으며, 이달 초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에서 30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사업을 따냈다.

STX가 그동안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 등 주인을 못 찾던 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왔고, 최근 조선과 해운에 집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해외 플랜트 사업으로 다각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대우건설 인수 검토의 배경이 됐다. STX는 산은이 조성하는 3조 원 규모의 사모펀드(PEF)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뒤 3년 후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경영권까지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TX는 현재 약 3조 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국내 기업은 동국제강이 유일했다. 하지만 STX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서 대우건설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TR아메리카컨소시엄도 최근 인수를 재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담당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채권단 측은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산은 관계자는 “인수 조건이 지난해와 같은 데다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달 FI들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투자자를 본격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참여하는 전략적 투자자에 대해서는 자금 동원력, 경영 능력,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꼼꼼하게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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